그린피스 VS 레고(LEGO)

2014년 7월, 국제 환경 보호 단체인 그린피스(Green Peace)가 ‘모든 것이 멋지지만은 않다(Everything is not awesome)’ 이라는 슬로건을 건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캠페인의 목적은 원유 시추로 인해 파괴되고 있는 북극에 대해 알리고, 그 환경 파괴의 주범인 유럽 최대의 석유회사 ‘로얄 더치 셸(Royal Dutch-Shell)’에 대한 레고(LEGO)의 자금 지원을 끊는 것이었다.

석유회사와 장난감회사. 이 어울리지 않은 조합은 의외로 1970년대부터 여러 사업을 함께 하며 끈끈하게 이어져 왔다. 석유 정제물로 만들어지는 장난감 레고는 세계 각국에 있는 셸의 주유소에서 판매 되었다. 또 셸이 후원하는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를 레고 장난감으로 만든 세트는 전 세계 1600만 대가 팔렸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자랑했다. 셸의 경우도 그 프로모션 기간 동안에 휘발유 판매가 상승하는 등 여러 이득을 취했다. 무엇보다 셸은 원유 시추로 인해 나빠진 기업 이미지를 동심의 대명사인 레고와의 연계로 희석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영원히 이어질 것 같았던 이 둘 제휴 관계가 그린피스에서 제작한 2분이 채 안 되는 캠페인 영상으로 인해 지난 2014년 10월 8일 부로 끝을 맺게 되었다.

그린피스는 영상에서 동심의 상징인 ‘레고’를 활용해 북극의 환경 파괴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배경 음악으로는 레고 무비(LEGO Movie)의 메인 테마곡 ‘Everything is awesome’이 사용되었다. 즐겁고 신나는 원곡과 달리 잔잔하고 슬픈 멜로디로 편곡돼 가사와 영상의 대비를 더욱 극대화 시킨다. 분명 가사는 ‘Everything is awesome’ 인데 꼭 ‘Everything is NOT awesome’처럼 들리는 듯하다.

그렇게 영상은 ‘셸은 우리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전세계로 뻗어나갔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강력했다. 레고가 셸과 계약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는 청원서에는 무려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고,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런던의 쉘 본사 앞으로 찾아가 레고로 북극 동물들을 만들며 캠페인에 동참했다.

 

 

레고를 이용한 미니 피규어 시위는 본래 ‘시위’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깨고 위트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그 기발함으로 인해 전 세계인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대만

미국

영국

중국

핀란드

한국

결국 잘 만든 영상 하나가 수십 년 간 확고한 브랜드 가치를 구축해온 LEGO로 하여금 12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돈을 포기하며 협력사와 제휴를 중단하겠다는 선언을 하게 만들었다. 셸을 막기 위해 그 협력사인 ‘레고’를 이용해 목적을 달성한 그린피스의 영리함이 돋보이는 캠페인이었다.

분명 파괴되고 있는 북극의 환경을 생생하게 담아 보여주는 것도 사람들의 주의를 끌 수 있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그린피스는 ‘생생함’ 대신 ‘색색의’ 레고로 북극의 환경파괴를 표현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아이들의 ‘동심’을 상징하는 레고가 기름으로 더러워지는 모습은 사람들 마음속의 ‘무언가’를 움직였고, 결국 행동으로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다. 브랜드가 갖는 ‘상징성, 이미지’를 활용한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브랜드의 이미지’가 거대 기업간의 제휴 관계를 끝나게 할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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