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고객을 잡으려는 마케팅 활동은 활발해졌다.
이들은 이제 다양한 감성 마케팅으로 희소성과 차별화를 추구하는 고객의 마음속에 자리잡는 동시에 고객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기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감성 마케팅 경쟁에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뿐만이 아니라 해외 자동차 업체들도 가세했다는 사실이다. 이들 해외 자동차 업체들은 갤러리, 카페, 그리고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브랜드를 경험하게 해주는 문화테마공간이나 럭셔리로 꾸며진 전시장 등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 중 감성마케팅의 사례로 현대자동차를 빼놓을 수 없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감성마케팅은 일명 ‘강남 마케팅’ 전략이라 불릴 정도로 수입차에 관심을 갖거나 등을 돌리는 고객들에게 포커스 되어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달 강남역 부근에 고객 체험형 매장인 ‘오토스퀘어’를 오픈하면서 강남 일대에만 3개의 체혐형 매장을 운영하게 된다. 이러한 현대자동차의 활동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브랜드의 가치를 확장하고자 하는 측면도 있지만, 증가하는 수입차 수요에 맞대응 하기 위한 ‘시장방어’ 전략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 현대차 강남 ‘현대모터스튜디오’
현대자동차 브랜드 체험관 1호는 2014년 5월 논현동 도산대로 부근에 오픈한 ‘현대모터스튜디오’이다. ‘현대모터스튜디오’는 총 6층 규모로 차량 구입은 원치 않지만 단순히 현대자동차를 구경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체험형 공간이다. 경주용 자동차와 신형 자동차들을 먼저 보고, 타보고, 경험해 볼 수 있다. 2층에는 현대차 모델들의 개발 현황과 연구소 운영 현황을 알아볼 수 있는 자동차 관련 서적들을 무료로 볼 수 있는 ‘라이브러리’와 유명 커피전문점이 있다.
> 현대차 강남 ‘현대모터스튜디오 디지털’
2호는 올해 3월에 코엑스몰 내부에 디지털 화면으로 현대차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제험관인 ‘현대모터스튜디오 디지털’이다. 이 곳에는 실제 차량은 없지만, 가로 6.2m, 세로 2.6m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자신에게 알맞은 차량을 선택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이뤄졌다. 터치모니터를 활용하여 차종, 색상, 옵션 등을 선택해 총 2만 6천여가지의 조합 중 나만의 차량을 가상으로 만들어 보고 견적도 받을 수 있다.
> 현대차 강남 ‘오토스퀘어’
‘오토스퀘어’는 총 2개 층 규모로 이루어져 있고, 제네시스와 에쿠스 위주의 고급 세단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렉시콘과 하만카돈 등 최고급 오디오 시스템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 있다. 이 곳은 현대자동차가 오스트리아 건축가인 델루간 마이슬과 협업을 통해 만든 딜러 시설의 표준인 ‘GDSI(Global Dealership Space Identity)’를 적용한 공간으로, GDSI는 현대자동차 브랜드의 정체성인 ‘Modern Premium’과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철학인 ‘Fluidic Sculpture’를 고급스럽고 편안한 공간으로 담아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현대차를 경험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과 자동차를 주제로 만들어진 브랜드 알리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며, ‘‘현대모터스튜디오 디지털’의 경우 젊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보강해 새로운 고객 소통 공간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보는 ‘더 하우스 오브 스웨덴’을 통해 ‘세일즈’가 아닌 ‘문화’로 접근하는 새로운 공간에 도전했다. 볼보가 왜 ‘튼튼한 차’로 유명해졌는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볼보의 태생인 스웨덴의 문화를 알아야 함을 강조하며, 스웨덴에 대해서 보고 배우고 느낄 수 있는 문화공간을 가로수길에 팝업스토어를 열어 선보였다.
> 볼보 브랜드 카페 ‘더 하우스 오브 스웨덴’
‘더 하우스 오브 스웨덴’에는 볼보 차량 전시와 함께, 볼보의 역사를 담은 헤리티지 공간이 있을 뿐만이 아니라, 스웨덴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스웨덴 커피와 전통 디저트를 팔고 스웨디시 프리미엄 브랜드인 보드카 ‘앱솔루트’, 하이엔드 카메라 ‘핫셀블라드’, 프리미엄 아웃도어 ‘하그로프스’ 등의 쇼케이스도 마련했다. 스토어의 인테리어도 북유럽 스타일 가구로 따뜻한 분위기를 살렸다.
볼보자동차 관계자는 “스웨덴을 알아야 왜 볼보차가 튼튼한지 알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 공간을 기획”했고, “영하 35도의 척박한 기후 때문에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고, 험한 산지가 대부분이라 디자인보다는 ‘안전’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만들어진 차가 볼보”라고 덧붙였다.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애스턴마틴’도 4월 말 국내 최초의 전시장을 서초동에 오픈함으로서 자동차 업체들의 감성 마케팅에 합류했다.
> 독일 뮌헨 애스턴마틴 매장
> 영국 런던 애스턴마틴 매장
전시장 1층에는 애스턴마틴이, 2층에는 ‘영국 슈퍼카의 자존심’ 맥라렌 쇼룸이 들어섰다. 전시장 지하에는 서비스센터가 들어서 상담, 판, 정비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 한다. ‘애스턴마틴’ 전시장은 영국 자동차 문화테마공간으로 디자인부터 가구, 소품까지 모두 영국 본토에서 가져왔고, 소파는 영국에서 주문 제작, 화장실 문고리와 타월까지도 공수되었다. 특히 전시장 바닥은 전세계 애스턴마틴 매장에서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는 천연석 ‘트래버틴’이 사용되어 애스턴마틴만의 럭셔리한 분위기를 한층 더한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10월 잠실 롯데월드몰에 자동차와 문화요소를 결합한 컨셉으로 ‘커넥트 투(CONNECT TO)’를 오픈했다.
> 도요타 문화힐링공간 ‘CONNECT TO’
‘커넥트 투’는 일본 도요타와 한국 도요타가 고심 끝에 만들어낸 도요타만의 문화힐링공간으로 자동차를 구성하는 다양한 부품을 모티브로 활용한 ‘휴식의 숲’을 컨셉으로 하고 있다. 갤러리존에는 자동차를 주제로 시판되지 않는 가장 최신 타입의 컨셉트카와 다양한 콜렉션 제품들이 함께 전시되고 카페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음료들을 즐길 수 있다.
벤츠는 IT를 통한 고객 맞춤형 전략으로 고객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고 있다.
> 메르세데스–벤츠 ‘디지털카탈로그앱’
메르세데스–벤츠는 스마트폰 앱 ‘디지털 카탈로그’를 통해 차종별 선택 사양을 조합해 나만의 차량을 가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컨피규레이터’ 기능 이용 시 차량의 디자인, 안전 및 편의 장치, 제원, 옵션 사양, 가격 등의 상세 정보와 영상까지 제공한다. 이는 앱을 통해 효율적이고 맞춤화된 정보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되고 있다.
이 외에도 벤츠는 차량 구매 상담 프로그램인 아이패드용 ‘디지털 세일즈 툴(DST) 프로그램’을 통해 차량 관련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전시장뿐만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장소 어디에서나 차량 구매 상담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에서 출시한 애플리케이션인 ‘iPad POS’가 더해져 차량 구매에 필요한 견적 산출 기능까지 원스탑으로 제공한다.
이제 감성 마케팅이라는 것은 브랜드를 커뮤니케이션하는데 있어 더 이상 생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업계에 감성 마케팅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전개되고 있고, 각자의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고객들을 잡으려는 전략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고객들은 좋지만, 감성 마케팅이라는 명목 아래 너무 가볍게 혹은 단발적으로 행해지는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이 우후죽순 생기는 것은 아닐지 내심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