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의 선율이 담긴 LP판을 디지털 마케팅 도구로 성공적으로 활용한 덴마크의 대표적인 치즈회사 아랄(Alra).
아랄(Alra)은 그들의 신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재미있는 디지털 인터렉티브 마케팅을 진행했다.
자신들의 산업인 치즈 접목한 한정판 아날로그 음반(LP)를 발매한 것인데, 식품 마케팅에 음악을 결합한 크리에이티브가 매우 참신하다.
먼저 아랄(Alra)은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가장 선호하는 치지(Cheesy. 값싸고 저급한)한 음악이 무엇인지 묻는 설문 조사를 진행했고, 모아진 음악들 중 가장 인기있는 노래들을 추려 한정판 LP로 발매했다.
이 LP판에는 참여자의 선호하는 치지송(Cheesy)을 수록한 것 외에도 치즈 표면에 생기는 구멍과 같은 디자인을 반영하여 디테일을 살렸다.
치즈의 언어적(Verbal) 의미와 상징적인 디자인(Visual)을 골고루 활용한 접근.
홍보하려는 신제품을 LP판 레이블에 인쇄하여, 캠페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제품이 노출될 수 있도록 했다.
이벤트에 당첨된 사람은 한정판 LP를 선물 받아 노래를 들을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은 스포티파이(Spotify. 글로벌 뮤직 스트리밍사이트)를 통해 음악을 들어볼 수 있다.
이번 마케팅은 Alra가 음악이라는 보편적인 매개를 통해 다양한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고, 이를 통해 Alra는 ‘Cheese favorites are sure hits everytime’이라는 그들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Alra의 인터렉티브 마케팅이 기존 식품 광고의 전형적인 틀에서 탈피했다는 점도 특별하지만, 잊혀졌던 아날로그 감성을 디지털 마케팅 전반에 담아내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과거에 직접 녹음한 CD와 테이프는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을 넘어, 음악을 녹음한 사람의 감성을 함께 공유한다는 의미가 컸다.
그리고 이번 Alra의 마케팅에서 과거의 아날로그 감성은 현재 시대의 소통 매체인 페이스북을 통해 재현될 수 있었다. 음악을 고르는 과정에 다수가 함께 참여했다는 점이 과거와는 조금 다르지만 ‘누군가에 의해 골라진’ 노래라는 과거의 감수성은 그대로 녹여냈다. 한정판 LP로 제작된 결과물을 스트리밍 서비스와 함께 제공해, 특별한 노래를 공유할 수 있는 대상의 범위를 넓힐 수 있었다.
디지털세대에게 Alra의 마케팅에 활용된 SNS는 익숙한 반면, 마케팅 과정 속에 담아낸 아날로그 감성과 LP판이라는 매개는 새롭게 느껴질 수 있다. SNS와 LP판의 신선한 조합은 과거와 현재를 조화롭게 버무린 참신한 시도로 보여진다. 또 이 사례를 통해 기성세대에게는 향수를 지금세대에게는 새로움을 자극하는 ‘아날로그’의 숨겨진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