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라면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어야 하며, 마케터라면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 ‘문제’가 ‘니즈(needs)’와 동의어가 될 때는 두 말할 나위도 없겠죠. 그것을 정확히 알고 모르고는 사업의 승패를 가르는 일이 됩니다. ‘내가 이건 불편하더라’, ‘내 주위 사람들은 다 그 아이디어가 좋다던데.’ 정도의 혜안을 가지고 상품을 시장에 내놓는 일은 그야말로 도박에 가깝죠.
스티브 잡스의 저 말은, 사람들은 자신의 니즈를 형상화해내거나 정확하게 언어로 정의 내리기 어렵다는 말이겠지요. 애플은 어느 회사보다도 주도면밀하게 사용자를 관찰, 조사하고 공부하는 기업입니다. CEO의 신내림으로 아이맥이나 아이폰 같은 걸 만든다는 뜻은 분명 아닐 것 입니다.
애플은 사용자 경험에 가장 집중했던 기업입니다. 사용자의 니즈를 간과 할리가 없지요.
다만, 사용자 니즈를 확인하기 위해서 “지금 사용하는 (당시)핸드폰의 불편한 점은 무엇입니까?” 류의 질문으로는 진짜의 문제와 니즈를 도출해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 대답을 토대로 만들어진 게 기존 시장의 제품이었다면 애플은 그 이면의 문제에까지 집요하게 들어갔고 결국 기존 시장의 물건과 다르거나, 또는 다른 정의를 내릴 수 있는 아웃스탠딩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