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당신의 물건을 구매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늘에서 떨어진 생명체가 아닙니다. 그들은 당신과 마찬가지로 ‘멜로가 체질’을 시청하고, 침대에 누워 인스타그램 피드를 확인하고, 새로나온 진로 소주를 마셔 봅니다. 소비자라는 구매 머신이 아닌 스토리와 새로움에 귀 기울이는 오디언스로 해석하는 일이 지금의 마케팅에서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일입니다.
당신이 ‘무엇을 파는지’가 아닌 당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말하기 전에 ‘왜’ 하는지, ‘이념’이 아닌 ‘열정이 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친구와 연인과 스승을 선택할 때 뿐 아니라 물건을 살 때도 위의 물음이 더 중요합니다. 당신이 팔려는 물건이 무엇인지는 제가(소비자가) 알아볼테니 당신은 ‘자신’이 누구인지 먼저 알려주세요.
우리는 잘 만들고도 사장된 제품들과 콘텐츠들을 지금까지 많이 봐왔습니다. 하지만 잘 만들어지지 않은 제품과 콘텐츠를 단지 마케팅을 통해서 극복한 사례는 그보다 희박하지요.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제품을 포함한)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이 우선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소비자는 그 진위를 확인하기 수월한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운영자의 부정 오류와 마케터의 긍정 오류들을 극복하고, 잠재 고객과 예상 고객을 좀 더 명확히 구분해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오디언스’에 그 답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12월의 마지막 뉴스레터는 2019년 스톤에서 발행한 콘텐츠들 중 가장 인기 있었던 콘텐츠들을 꼽아보았습니다. 매주 수요일, 스톤의 직원들은 업계 최신의 브랜딩&마케팅 사례들을 뽑아 서로의 감각과 시각을 공유하는 자리를 갖습니다. 그 자리에서 엄선된 콘텐츠들을 모아 ‘브랜딩나우’로 발행하는데요. 이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뉴스레터로 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이 마케터든, CEO든, 학생이든 세상을 리드하는 브랜드들의 사례를 통해 비즈니스의 영감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2019년 잘 마무리하시고 스톤은 2020년에도 찰진 콘텐츠로 여러분을 만나뵙도록 하겠습니다. Brand New Year 2020!
추억을 건드리고 파는 일은 지금과 같은 미디어 환경에서 참 쉬워 보입니다. 그래서 레트로만 내면 뭐든 다 성공할 거라는 착각에 빠지기도 쉽습니다. 얼마 전 슈가맨에 나온 양준일은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과거 투니버스의 인기 만화였던 ‘달빛천사’의 OST 재발매는 텀블벅의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브랜드는 과거의 것이라면 뭐라도 쓰고 싶은 요즘이죠. 하지만 사람들이 정작 움직이는 건 과거의 것이 아닌 과거에 나를 ‘진짜로’ 건드린, 또는 그 ‘진짜’를 이제사 다시 알아본 현재의 각성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펭수가 처음 주목 받은 이유 중에도, 전에 없이 ‘욱하는 성격’을 주체 못하는 어린이 캐릭터라는 것이 주효했습니다. 저 탈 안에 ‘진짜’가 들어 있고 그 ‘진짜’가 말을 한다는 낯선 흥미로움이 있었죠. ‘진심’과 ‘진짜’를 닳도록 입에 담는 이유는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건 진짜의 이야기만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똑똑한 사람은 세상에 많지만 사려깊은 사람도 그 숫자만큼 많은가 생각해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브랜드도 마찬가집니다. 오디언스에 대한 이해는 똑똑한 브랜드도 할 수 있지만 이를 진정성 있게 실현해내는 것은 사려깊음의 차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경험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솔루션을 제공하려면 아마도 ‘사려깊어야’ 할 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