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집을 나서기 전, 늘상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어떤 옷을 입을까.
집을 나서 향하는 곳이 어디냐에 따라 캐주얼이냐 아니면 좀더 갖춰 입느냐의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저에게는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생깁니다. 바로 어떤 색을 입을 것인가. 누군가에게 어떤 인상을 줄 것인가 뿐 아니라 그 색을 입는 것이 내 기분을 어떻게 만들어줄 것인가도 저에게는 중요한 일입니다. 제주 구좌읍의 당근 색을 닮은 샛주황색 양말을 신고 집을 나설 때면 왠지 하루종일 활력을 신고 다니는 기분입니다.
적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의 부족을 지키기 위한 ‘보호색’의 기능을 했던 때부터 중세시대 왕족들이 자신들과 하층민 간의 계급적 구분을 위해 의도적으로 사용한 ‘의미 부여의 색’, 현대에 와서는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컬러 테라피까지. 색은 우리의 삶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공기같은 존재입니다.
그런데 색이 패션이나 아트 씬(art scene)에서만 중요할까요? 색은 브랜드의 세계에 있어 브랜드 네임 만큼 중요한 상징적 요소입니다. 수많은 브랜드의 이름은 다 외울 수 없어도, 세상에 이미 펼쳐져있는 다채로운 색깔은 소비자가 우리 브랜드를 친숙하게 느끼고 좋아하게 만드는 아주 훌륭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지요. 빨간색 하면 구급차의 십자가보다 코카콜라가 먼저 떠오르는 것을 보면 그 의미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자주 접하고 좋아하는 브랜드들은 각자 컬러의 어떤 의미를 입고, 표현하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