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뿐 아니라 모든 산업도 이제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드는 것이 지금 기업들이 해야 할 일이겠지요. 코로나로 인해 매장 판매가 급감하고 있던 룰루레몬에서는 이번에 언택트 시대를 겨냥해 기술 기업을 인수하면서 새로운 콘텐츠 비즈니스를 발표했습니다. 훗날 룰루레몬은 기술 기업으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네요.
2004년, 민주주의를 간과했던 켈로그의 캠페인은 그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갔습니다. 아직 시대는 무언가를 덮을 수 있었고, 조작할 수 있다고 믿었던 때였죠. 소비 민주주의가 당연해진 2020년, 켈로그는 묵은 과거를 청산하기 위해 과감히 칼을 들었습니다. 설령 그 칼로 자신의 살을 베더라도 말이죠. 아니 어쩌면 그조차 관심 환기의 수단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에는 분명합니다. 지금과 같은 미디어 시대에 신뢰를 잃게 된다면 기업에게 그 이후란 없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떠들썩하던 시간을 넘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디지털 혁신을 이야기하는 요즘. 브랜드들은 고민이 많습니다. 뭘 더 해야 할까. 앱을 만들면 될까. AI가 답일까. 무엇이든 답일 수 있고, 그 무엇도 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시장이 아니라 변화하는 사람들의 욕망과 라이프스타일을 면밀히 관찰하는 일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아직도 분리배출 수거장에 가면 음식물이 그대로 담긴 채로 버려진 배달용기와 음료가 남아 있는 페트병 등이 ’재활용 쓰레기’로 버려져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재활용되기 어렵지요. 얼마 전, 바나나맛우유에서 분리배출을 도와주는 키트를 선보였는데요. 무언가를 사람들에게 ‘학습’시키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하지만 그 ‘학습’을 소유하고 싶은 아이템으로, 하고 싶은 행위로 만들어 주는 경험의 전환은 브랜딩이 가진 커다란 힘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많은 브랜드가 진정성이야말로 오리지널 콘텐츠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임을 알지만 실제로 진정성이 잘 담긴 콘텐츠를 만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그것이 어떤 동기와 스토리를 가진 사람의 이야기이며, 그것을 담은 그릇(포맷) 역시 그 진심을 정확히 바라보는 시각으로 담겨야 하기 때문에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만으로는 오디언스에게 닿기 어렵지요. UN의 지구환경대상을 수상한 파타고니아는 진정성 있는 콘텐츠의 모범 답안에 가까운 결과물들을 끊임없이 선보여 왔습니다. 이번엔 제주에서 그 진심을 담았습니다.
제품의 아주 작은 특징을 찾아내 그 특징을 크고 강력한 매력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브랜딩의 커다란 숙제일 겁니다. 초콜릿의 표면을 지질 샘플과 같이 포장하여 전혀 다른 상품 경험과 놀라움을 주는 노르웨이의 초콜릿을 소개합니다. 이들은 독특한 석재를 잘 팔기 위해 들일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초콜릿에 이입해 색다른 차별화를 이루어냈습니다.
포화된 인스타그램의 여성 의류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이 더 호응하고 구매하는 판매자들은 따로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본연의 특성대로, 개인의 개성을 최대한 잘 피력하는 것이 다른 쇼핑몰과 달라지는 전략일 텐데요. 단지 모델들의 아름다움과 피팅의 적합함을 넘어 그 스타일링의 ‘이유’가 보이는 쇼핑몰에 사람들은 감정이입을 하게 됩니다. 여기 아동 의류 판매를 목적으로 공들여 스토리를 만들고 발행하는 커머스 채널이 있습니다. 물론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말이죠.
세상에 만연한 컬러임에도 단지 그 컬러만으로 특정 브랜드가 떠오른다는 것은 굉장한 일입니다. 오랜 시간에 걸친 해당 컬러에 대한 브랜드의 강렬하고도 정확한 디테일만이 비로소 그 컬러의 이름을 온전히 가질 수 있게 됩니다. 팬톤 컬러칩의 티파니 컬러의 이름은 ‘Tiffany Blue’입니다. 당신의 브랜드는 유구한 세월도 극복할 수 있는 컬러를 가지고 있나요?
사람들은 간혹 무언가의 개성을 표현할 때 ‘컬러’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미디어 채널 ‘COLORS’는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음악을 담은 미디어로, 장르나 무드 등의 구별 없이 하나의 음악을 정말 한 가지의 색깔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컬러로 표현된 유튜브 채널의 썸네일들만으로도 이 미디어의 ‘컬러’가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기존의 카테고리 인지와 소비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는 이런 실험을 아니 사랑할 수 없죠.
각 세대를 구분하는 용어들은 단지 그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만을 지칭하지는 않습니다. X세대는 기존의 통념과 획일을 거부하는 가치를 중요시했고 밀레니얼 세대는 멀티태스킹에 능하고 소유보다 공유, 그리고 가치 소비를 중요시합니다. 과연 몇 년도에 태어난 것으로 이것이 명백히 규정지어지는 것일까요? 당신의 브랜드가 밀레니얼이나 Z세대를 타겟으로 한다는 목표보다, 어떤 가치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인지를 먼저 규정지어 보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