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건드리고 파는 일은 지금과 같은 미디어 환경에서 참 쉬워 보입니다. 그래서 레트로만 내면 뭐든 다 성공할 거라는 착각에 빠지기도 쉽습니다. 얼마 전 슈가맨에 나온 양준일은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과거 투니버스의 인기 만화였던 ‘달빛천사’의 OST 재발매는 텀블벅의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브랜드는 과거의 것이라면 뭐라도 쓰고 싶은 요즘이죠. 하지만 사람들이 정작 움직이는 건 과거의 것이 아닌 과거에 나를 ‘진짜로’ 건드린, 또는 그 ‘진짜’를 이제사 다시 알아본 현재의 각성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펭수가 처음 주목 받은 이유 중에도, 전에 없이 ‘욱하는 성격’을 주체 못하는 어린이 캐릭터라는 것이 주효했습니다. 저 탈 안에 ‘진짜’가 들어 있고 그 ‘진짜’가 말을 한다는 낯선 흥미로움이 있었죠. ‘진심’과 ‘진짜’를 닳도록 입에 담는 이유는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건 진짜의 이야기만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데이터는 자칫 숫자로만 세상에 유영하는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이를 유의미한 정보로, 그리고 사람들이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는 콘텐츠로 바꾼다면 데이터는 더 없는 마케팅의 무기가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보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주제로 브랜드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아로새긴 스페인 루아비에하의 캠페인을 확인해보세요.
똑똑한 사람은 세상에 많지만 사려깊은 사람도 그 숫자만큼 많은가 생각해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브랜드도 마찬가집니다. 오디언스에 대한 이해는 똑똑한 브랜드도 할 수 있지만 이를 진정성 있게 실현해내는 것은 사려깊음의 차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경험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솔루션을 제공하려면 아마도 ‘사려깊어야’ 할 걸요?
선택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미디어와 그 보다 더 많은 콘텐츠들이 범람하지만, 이 콘텐츠들을 다 ‘듣고 보게만’ 되면서 나를 이야기 할 기회는 전 보다 더 희박해지고 있습니다. 콘텐츠의 포화로 인해 오히려 오디언스의 이야기를 더 들어줄수록 브랜드는 차별화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단지 기존 경쟁사와 시장의 돈이 몰려 있는 곳만을 바라보지 말고 내가 파는 게 무엇이고, 이 물건을 원하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가면 그곳이 당신의 시장이고 그곳에 있는 경쟁자들이 진정한 당신의 라이벌입니다. 도전과 개척은 본시 비즈니스의 숙명입니다. 안전한 길은 식약청에 문의하세요.
뉴욕의 개 사료 구독 서비스인 ‘펫 플레이트’는 최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바꿨는데요. 브랜드 컬러로 특별한 블루를 적용했습니다. 대상을 향한 진심어린 접근과 한 스푼의 위트가 브랜드를 새롭게 재탄생시켰습니다.
사람들은 살아있는 것을 경험하고 소유하고 싶어합니다. 고착되어 죽어있는 가치를 중요시 하는 사람은 없죠.
살아 있다는 것은 취향과 시각을 의미하며, 그로 인해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도 존재하게 됩니다. 그래서 지지와 반대가 없는 가치는 빈약하기 그지 없습니다. 살아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지요.
“우리 회사는 콘텐츠 만드는 회사가 아니야, 우리 회사는 콘텐츠 만들 소재가 없어.” 라고 생각한다면 젊고 영민한 직원들의 목소리를 소홀히 듣지 않았는지 돌아볼 일입니다. 사람이 그러하듯, 기업과 브랜드 역시 수 많은 스토리를 품은 콘텐츠의 보고입니다. 지금 당신의 기업에 귀기울이게 할 스토리는 무엇인가요?
당신이 ‘무엇을 파는지’가 아닌 당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말하기 전에 ‘왜’ 하는지, ‘이념’이 아닌 ‘열정이 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친구와 연인과 스승을 선택할 때 뿐 아니라 물건을 살 때도 위의 물음이 더 중요합니다. 당신이 팔려는 물건이 무엇인지는 제가(소비자가) 알아볼테니 당신은 ‘자신’이 누구인지 먼저 알려주세요.
뉴트로는 과거의 향수를 파는 걸까요? 향유하지 못한 세대에게 과거의 오리지널리티를 파는 걸까요? 우리가 ‘레전드’나 과거의 ’시류’를 다시 돌아보는 것은 단지 추억이나, 또는 그 영광의 시간에 대한 결핍의 불안에만 기인하고 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가장 끌리는 맛은 알고 있는 맛이라고도 하지요. 스포티파이UK는 단지 1979, 1983, 1998 이라는 숫자를 적은 것만으로도 수많은 음악팬들의 시선을 붙잡았습니다. 이참에 90’s 트랙이나 들으러 가봐야겠네요.